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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방 슬로건의 변화 올해 ‘불나면 대피 먼저’

남양주소방서장/ 권현석. 재난과학박사

이건구기자 | 기사입력 2019/11/22 [15:13]

[기고] 소방 슬로건의 변화 올해 ‘불나면 대피 먼저’

남양주소방서장/ 권현석. 재난과학박사

이건구기자 | 입력 : 2019/11/22 [15:13]

 

소방 슬로건이 시대의 상황을 반영하여 변화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시작된 ’70년대는 ‘화재신고는 119’, ‘자나 깨나 불조심’, 2000년대는 ‘집마다 소화기, 방마다 화재경보기 설치’ 문구를 포스터, 표어 형태로 홍보했다. 올해 소방청에서는 새로운 슬로건으로 ‘불나면 대피 먼저’라고 정했다.

 

‘불나면 대피 먼저’ 슬로건은 화재 시 유독성 연기가 복잡한 건물 내부에 가득 차면 탈출이 쉽지 않으므로 먼저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는 것이다. 이는 화재진압을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는 소방차가 대부분 7분 내외로 도착하므로 일단 대피 후 신고를 하고 소방대에 본격적인 진화를 맡기라는 의미이다.

 

새 슬로건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근 3년간 화재 건수가 ‘16년 43,413건에서 지난해 42,337건으로 줄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는 ’16년 1,296건, ‘17년 1,360건, 작년 1,433건으로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소방청의 설문 조사에서도 ‘집에서 화재가 발생하거나 화재경보기가 울렸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119에 신고한다.’(36%), ‘소화기로 진화한다.’(21%), ‘집 밖으로 대피한다.’(20%) 순으로 나타났다. 이젠 안전한 대피가 기존의 화재신고, 화재진압보다 최 우선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안전한 대피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례로 지난해 1월 발생한 경남 밀양 요양병원 화재가 있다. 이 화재로 환자, 의사, 간호사 등 45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쳤는데 당시 1층~3층에 있던 소화기를 사용해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가 대피가 지연되었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반면, 올해 1월 충남 천안 차암초교에서는 학교증축 공사 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안내방송과 교직원의 적절한 대피 유도로 900여 명이 모두 무사했던 사례는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방관서에서도 종전 화재신고, 소화기 사용방법 위주 교육에서 대피 훈련으로 전환하여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창작 동요를 이용해 어린이에게 화재 대피의 중요성을 알려 주고 있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주택에서 대피의 시작을 알려주는 화재 감지기 설치는 50% 내외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국의 소방안전연구소(FSRI)는 ‘잠들기 전에 문을 닫자’라는 캠페인을 실시하여 연기 확산으로 탈출 가능한 시간 약 3분, 즉 대피시간을 벌기 위해 방문을 닫고 자라고 홍보하고 있다. 호주의 퀸즐랜드주 정부도 2015년 시민에게 ‘대피로를 확보하라’라는 내용을 가장 우선하면서 ‘소화 방법 익혀 두기’, ‘신고하기’ 3가지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화재는 ‘누군가’의 불행이 아니라 제어되지 않으면 ‘나’의 불행이 될 수 있다. 에너지를 사용하고 부주의한 화기 취급 행위가 있는 한 화재 안전지대는 없다. 그러므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화재를 예방하고 유사시에는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인간은 평소 교육받지 못하면 긴급 시 적절하게 행동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가까운 소방관서에서 안전체험을 하거나 학교, 직장 등에서 실시하는 소방안전교육을 받기를 권하며, 특히 유아, 노인, 장애인을 수용하는 재난 취약 시설에는 대피 약자를 위한 집중적인 훈련을 권한다.

 

아무쪼록 전국에서 실시 중인 ”겨울철 소방안전 대책 추진 기간“에 소방의 새로운 슬로건 ‘불나면 대피 먼저’가 전 국민에게 널리 인식되길 바란다.

*(주)경기북도일보(GNN)의 모든 기사는 기사 협력사인 (주)아시아뉴스통신, 뉴스제휴사인 다음, 구글, 뉴스줌에 동시보도 되고 있습니다*


이건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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