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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인력사무실‧함박식당 등 사회적 약자 피해 급증. “제도개선 시급”

준공 허가조건에 ‘인건비, 식대비 완불’서류 첨부 및 보증제도 도입 제안..

이건구기자 | 기사입력 2020/02/17 [15:40]

건설현장, 인력사무실‧함박식당 등 사회적 약자 피해 급증. “제도개선 시급”

준공 허가조건에 ‘인건비, 식대비 완불’서류 첨부 및 보증제도 도입 제안..

이건구기자 | 입력 : 2020/02/17 [15:40]

▲ 구리시 갈매동 산마루길 입구에 신축 중인 A성당이 인건비 미지급 시비에 휘말리면서 인력사무소 관계자와 일용직 노동자들이 임금지불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경기북도일보=이건구기자  © GNNet

 

최근 국내외 장기적 경제 불황과 코로나19 등 신종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타격이 점차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현장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어 주목된다.

 

눈발과 함께 찬바람이 불며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16일 오전, 경기 구리시 갈매동 산마루길 입구 인근,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A성당 입구에 1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이 모인 소규모 집회가 열렸다.

 

집회장소인 성당 앞 인도는 현장 공사차량이 집회 참가자들과 주민들의 통행을 막고 지하수를 차도로 흘려보내면서 주변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과 행인들의 불편을 초래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었다.

 

또한 평화적 집회를 하고 있던 참가자 한명은 현장공사차량이 통행을 막기 위해 인도위에 설치한 나무 가림막에 걸려 앞으로 넘어지면서 손이 찢어져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돌발 상황도 전개됐다.

 

이런 와중에도 아직 건물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A성당 안에서는 임시 비닐로 바람막이를 한 상태로 주일 오전미사가 진행됐고, 한 성당 관계자는 성스러운 미사를 방해한다며 집회를 열고 있는 건설노동자를 나무라면서 일촉즉발의 험한 분위기도 발생됐다.

 

임금을 착취당한 억울한 마음에 영하의 추운 날씨에 주말도 반납하고 생존권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한 결과 이러한 상황을 살펴보니 이들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궁금해졌다.

 

갈매동에서 인력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오희석씨(66세)는, 이런 일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벌써 수십 차례 일어났었으며 그동안 떼인 체불임금만도 수천만 원에 이른다고 하소연을 털어 놓았다.

 

오 대표에 따르면 건물 신축은, 건축주인 시행사와 종합건설면허를 갖춘 시공사가 원청을 맡아 공사를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원청업자는 전문건설면허가 있는 하도급업자에게 하청을 하도급업자는 일명 오야지라 불리는 또 다른 업자에게 재하청을 주는 구조로 진행된다.

 

문제는 이러한 하도급 과정에서 건축주는 원청사업자에게 공사비를 지불하고 원청에서는 하도급업자에게 다시 비용을 지불하는 중간 결재과정을 겪다보니 일부 영세한 하도급업자들이 인건비를 중간에 착취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도급업자가 재하청을 도급하는 과정에서 조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 업체들이 일명 영업상무 명함을 제작해 정상적인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용역인부를 요청해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더욱 많아지는 상황이다.

 

관련해 인력사무실을 통해 공급되는 공사현장 인부들은 대부분 일당을 받는 일용직 근로자로서 하루 일과가 끝이 나면 바로 임금을 지불받지만 인력사무실은 원청업자 혹은 하도급업자와의 계약에 의해 월 단위로 임금을 정산 받는다.

 

대부분 공사 초기에는 정상적으로 인건비가 지불되고 중반을 넘어 종료가 되는 시점에서 일부 악덕 원청업자들로 인한 인건비 미지불 문제가 발생하게 되지만 사회적 을관계에 놓인 인력사무실에서 정작 이를 구제 받는 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움이 있다.

 

이는 현행 노동법상 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의 개별적 인건비 미지급 청구는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인력사무실을 경유할 경우 노동법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되어있어 장기간에 걸친 심적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해야하는 불합리한 제도적 모순 때문이다.

 

또한 인력사무실은 원청업자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막상 인건비가 미지급되어도 이미 원청자에게 공사비를 완불한 건축주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것이 법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만한 행정적 법률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공사현장 관계자들과 인부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함박식당. (자료사진은 기사내용 중 피해식당과 관계없음)/경기북도일보=이건구기자  © GNNet

 

오 대표는 이러한 문제가 인력공급 현장에만 국한되는 것만이 아니라 소위 함박식당이라 불리는 공사현장 인부 대상 전문 음식점의 식대비 편취 피해 또한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구리시의 B음식점 대표는 관내 대형공사현장에 투입된 하도급업체 인부들의 식대 일천여만 원을 떼인 적이 있으며, 또 다른 C음식점 역시 식대 천여만 원과 수백만 원의 급전을 떼인 안타까운 민원이 제보되기도 했다.

 

하지만 구정물에 손을 담그며 정성스레 인부들의 식사를 제공했던 이들 음식점 점주 또한 원청업자와 시행사 측에 수십 차례 눈물로 호소하며 대금 변제를 간청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관계로 결국 그대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오희석 대표는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현장의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업계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사무실도 건설현장의 위축과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 또한 냉정한 현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건비의 일부를 운영비로 떼고 나머지 전액을 선 지불해야하는 인력사무실과 높아진 식재료비와 인건비를 감당해야하는 함박식당에서 이처럼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몫 돈을 떼여도 전혀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는 것은 사회 최하위층 약자들인 우리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가는 불공정한 사회”라고 지적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와 같은 건설현장에서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인력사무소와 함박식당 관계자들은 이를 위한 해결방안으로 ‘건축 준공허가 시 인건비, 식대비 등 부대비용의 완불 서류를 첨부할 것과 보증제도 도입’을 한결 같은 목소리로 제안하며 법의 사각지대 해소와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경기북도일보(GNN)의 모든 기사는 기사 협력사인 (주)아시아뉴스통신, 뉴스제휴사인 다음, 구글, 뉴스줌에 동시보도 되고 있습니다*


이건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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